[인터뷰] 넉살, “작은 것들의 신이니까. 작은 사람들은 싸우지 못하거든”



HIPHOPPLAYA (이하 힙플) : 앨범이 상당히 미뤄진 걸로 알고 있다. 

Nucksal (이하 넉) : 원래는 VMC에 들어오기 전 한 3년전부터 이미 내 머릿속에 있던 EP규격의 앨범이었다. 그러니까 이 스토리는 다섯 곡으로 완성하려고 생각했던 앨범이었는데. 결국에는 ‘밥값’, ‘올가미’, ‘작은 것들의 신’이 살아남고 앨범은 더 크게 확장되었다. 



힙플 : ‘밥값’, ‘올가미’, ‘작은 것들의 신’이 그렇게 오래된 곡이라고 전혀 생각 못했다. 앨범을 확장시킨 특별한 이유가 있나? 

넉 : 상구형이 말하길 ‘이렇게 시간이 길어진 상태에서 EP앨범으로는 사람들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주지 못 할거다’라고 하더라. 게다가 작품을 한 단위로 볼 때 EP는 의미가 없으니 플랭스로 가자는 조언을 해줬다. 결국 12트랙으로 앨범을 확장했지만, 시간은 더 지체 됐지.. (웃음) 



힙플 : 기간으로 따지면 얼마나 걸린 앨범인가? 

넉 : 내용정리 하는 데만 1년정도가 걸렸고, 비트 교체하고 후반작업이 7~8개월 정도 걸렸다. 



힙플 : 작은 것들의 신이라는 원제의 책이 있지 않나, 책과 앨범의 연관성에 대해

넉 : 솔직히 제목 말고는 없다. 그래도 책의 내용과 비슷한 메타포를 따온 게 있다면, 결국 그 책에서 말하는 게 어떤 소수 신앙자들을 얘기할 때나 그것들을 표현 할 때, 작은 것들이라는 얘기를 하거든. 소소한 것들, 우리는 거대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결국 굉장히 작은 것들을 입밖에 낼 수밖에 없다는 건데, 그런 식의 정서들을 내 방식의 메타포로 사용했던 것 같다. 

우리 같이 알바나 비정규직으로 사는 사람들, 내 주변이 다 그러니까 그런 것들을 대변하고 싶었다.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 누굴까? 왜 항상 잘되는 사람만 잘될까? 안 되는 사람들은 왜 하나님이 기도를 들어주지 않는가?’ 라는 물음을 던졌을 때, 그들을 위로해줄 수 있는 신은 있을까? 그런 메타포를 책에서 빌려왔고, 거기서 우리의 일상을 대입 시켰다. 



힙플 : 'Make it slow'에서 넉살은 시간에 초연하지만, 이제 이곳의 논리를 알만한 짬밥이고, 아는 만큼 눈에 보이고 보이는 것들이 눈에 밟힐 나이 아닌가, 왠지 이 곡이야 말로 스스로에게 용기를 복 돋아 주는 곡일 것 같다. 

넉 : 이건 진짜 귀신 같다. (웃음) ‘Make it slow’는 정말로 나 자신을 위로하려고 쓴 가사였다. 나이 서른이나 처먹었는데 아직도 뭔가 이렇게 부유물처럼 떠있는 거 같고, 돈도 제대로 못 벌고 시간은 항상 촉박한데 서른이라는 나이가 주는 압박감이란 게 솔직히 없을 수가 없거든. 아무리 초연해지려고 노력해도 말이다.

그런 식으로 내가 불안하니까 사실 이번 앨범은 전체적으로 나를 위로하는 트랙들이 많았다. 나 자신한테 ‘그래 괜찮아 할 수 있어’ 하는 이야기들 말이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Make It Slow’는 정말 그거였다. ‘서른이 돼도 좋은 음악을 하면 가능할거야, 늦지 않았어’ 라는 막연한 희망들. 세상이 아무리 날 떠밀고, 너 망했어 시발 너 존나 늦었다고 얘기해도 ‘아니야 나 같은 인간도 서른 나이에 상구형 같은 좋은 사람 만나서 이런 음악 낼 수 있어 할 수 있어!’라고 나 자신한테 계속 복 돋아 준거지. 무서울 정도로 정확히 포착했다. 




힙플 : 제이지, 무라카미 하루키, 비비안 웨스트우드 모두 대기만성한 아티스트들이다. 이들의 존재가 실제로 어떤 영감을 주기도 했나? 

넉 : 하루키는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다. [잡문집]이라는 수필집이 있는데 거기에 하루키가 언제, 왜 글을 썼는지가 나온다. 야구경기를 보다가 어떤 타자가 구회 말에 장외 홈런을 치는 순간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하더라. 나이 서른에 말이다. 멋있게 살 붙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들지만 (웃음) 어쨌든, 그 구절이 너무 멋있었다. 

내가 딱 서른이 되던 해에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됐다. 제이지의 첫 번째 앨범이 28살 즈음이었고, 비비안 웨스트우드가 자신의 샵을 차렸을 때가 서른이었다고 한다. 그들을 나열하면서 위안을 얻었던 것 같다.



힙플 : 넉살이 가지고 있는 그런 불안감의 원인에 분명 지금의 시대상황이 한몫 했을 것 같다. 어쨌든, 미디어가 커리어에 상처를 줄 거란 걸 알면서도 등을 떠미는 상황이다. 

악마들과 TV 프로 속 PD
야바위꾼들의 빠른 손놀림
너의 등을 떠미는 정체 불명 불안감의 원인
뭘 해도 늦은 듯한 기분이 들어
그래서 너의 재능을 상처 입힐 채찍을 들어?


넉 : 맞다. 요새 상황이 그렇다. 그런데 이 구절은 미디어에 대한 악감정이 아니라 철저히 삼자입장에서 상황을 묘사하고 싶었다. 실제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미디어가 인디음악, 힙합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뜻 봐도 너무 실체화 되어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굳이 감정적으로 묘사하기는 싫었다. 어차피 내가 얘기하니까 주관적이고 일차원적이겠지만 말이다. 

음악은 그냥 음악인데 요즘은 음악들이 미디어를 통해 눈에 보이는 비주얼적인 가치로만 판가름 나고 있다. 그 중심에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이 있고, 심지어 얼마 전에는 공중파 방송에서 ‘랩스타의 탄생’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다뤘을 정도니까 말이다. 그렇게 힙합이 다루어지는걸 보면 참 웃기다. 솔직히 말해서 난 음악은 그냥 음악만으로 남았으면 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Make It Slow’나 앨범 전체적으로 그런 가사들이 되게 많았는데, 그렇지만 그게 미디어를 보이콧하는 느낌이었다기 보다는 실제상황에 대한 내 나름의 묘사였다. 거기에 악감정이 묻어났다면 어쩔 수 없지만.. (웃음) 다만, 최소한 그런 가사를 쓸 때에는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묘사하려는 노력을 했던 것 같다.



힙플 : ‘Make it slow’에서 시간에 초연하지만, 뭔가 복합적인 감정을 느꼈다면 그 반대지점에 ‘올가미’가 있는 것 같다. 쫓아오는 시간에 대한 실제적인 압박감들 말이다. 


넉 : ‘올가미’는 진짜 쓰는데 6개월 정도가 걸린 것 같다. 왜냐면 지금도 정말 보고 싶지 않은 글이거든. ‘내 머리 하나 들어갈 올가미’라는 게 자살할 때의 목줄을 표현한 거였다. 쓰지 말아야 되는 가사인데 써야만 하는..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꼭 필요했다. 뭔가 X같은데 필요한 거. ‘살아서 뭐하냐’라는 가사를 꼭 쓰고 싶었다. 그런 가사를 쓸 때면 내면으로 계속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우울해지고 착잡해진다. 



힙플 : 내가본 넉살은 쾌활하고 어둠 없는 사람인데 평소에도 그런 생각을 하는 편인가? 

넉 : 물론 한다. 고등학교 때는 그게 좀 심해서 병원도 다니고 그랬었다. 사람이 자기자신만의 시간이 주어졌을 때 그런 생각들을 안 할 수가 없거든. ‘살아서 뭐하냐 일해서 뭐해 아무 의미가 없는데’라는 생각들, 한번씩 하지 않나? 그저 양면화 돼있다고 생각한다.



힙플 : 그럼 ‘올가미’ 가사작업은 여러모로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 같다.

넉 : 죽음에 가장 가까운 가사를 써야 하는데 그걸 쓰려고 집중하다 보면 사람이 우울해지더라. 그리고, ‘올가미’는 사실 ‘밥값’의 인터루드 같은 곡이다. 처음에는 인터루드라는 단어를 붙일까도 생각했었다. ‘밥값’이랑 연결되는 구절들은 ‘무말랑이’ 같은 단어들인데, 음식들을 나열하면서 밥값의 예고편 느낌을 주고 싶었다. 



힙플 : 이 곡을 많이 듣지는 않겠군

넉 : 잘 안 듣는다. (웃음) 하지만, 굉장히 힘들게 쓴 만큼 되게 마음에 드는 곡이다. 





힙플 : 'Skill Skill Skill'은 재치 있는 주제의 워드플레이도 인상 깊지만, 어쨌든 랩퍼의 하드웨어를 강조하는 곡이다. 사실 요즘엔 하드웨어적으로 탄탄한 랩보다도 탄탄한 기믹랩이 주류로 떠오른 감이 있다. 

넉 : 이게 참.. 요즘에 랩 하는 사람들은 연기를 잘해야 된다. 액팅이 가미된 랩들의 세상인 것 같다. 말하자면 워드나 문장이 뿜어내는 바이브보다 ‘나는 이런 캐릭터라 이런 랩을 해’라는 액팅이 가미된 음악들이 지금의 주류를 차지하는 것 같은데, 솔직히 어떤 면에서 나는 좀 안타깝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런 식의 외부적인 것들이 부각될수록 내면적이고 본질적인 것들은 분명히 힘을 잃어 가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Skill Skill Skill’같은 경우에 그런 하드웨어에 대한 고찰들이 비중을 차지한다기 보다는 그냥 ‘내가 랩 이만큼 잘해요’ 하는 트랙이다. 거기에 뻔하지 않기 위해 ‘랩 테크닉 = 직업 기술’이라는 장치를 넣은 거지. 아버지한테 타이어도 하나 못 가는 놈이 무슨 음악을 하냐고 가서 기술이나 배우라는 말을 듣고 정말 거기서 초안을 짜서 만들었다.



힙플 : 아마 넉살의 톤과 발성이 1차적으로 테크니션의 인상을 심어주는 것 같다. 딥플로우는 자신의 랩을 베이스기타에 비유했는데, 넉살의 랩은 비유하자면? 

넉 : 예전에 인터뷰에서 나는 내 톤을 싫어한다고 얘기한적이 있는데 난 사실 이 하이톤에 로망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난 랩을 한다면 상구형 같은 톤에 그런 묵직한 라이밍을 박는 랩을 하고 싶었다. 내가 옛날에 들었던 랩들이 그런 것들이었고, 그런 거에 심취해서 시작을 한 건데 어쩌다 보니까 내가 이렇게 되어있더라. (웃음) 뭐, 어쨌든 상구형이 적절한 표현을 해준 것 같다. 상구형은 말 그대로 덩치처럼 묵직한 베이스기타 같은 스타일이다. 그리고, 상구형은 라이밍 만으로도 스토리라인을 연결할 수 있을 정도로 라이밍 구사에 있어선 한국에서 탑 수준이기도 하다. 상구형 라이밍에는 어떤 타격감까지 있는데 심지어 거기다 이야기가 연결될 정도니 라이밍에 있어선 엄청난 고수다. 그래서 상구형은 ‘랩 하면 라임’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말 그대로 베이스 랩에 가장 가까운 사람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솔직히 라임에 대한 구조를 많이 깨려고 한다. 더 이야기처럼 문장 전체를 살리는데 힘쓰는데 그런 식이니까 아무래도 라임보다는 변주가 많이 필요한 스타일이다. 내가 내 랩을 일렉기타에 비유 한 건, 내가 랩을 화려하게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무슨 말이냐면 내 가사는 진지하고 묵직하게 랩하면 그대로 진지충이 되는 가사거라는 말이다. (웃음) 분명 ‘아 이 새끼 뭔데 혼자 세상 다 산 것처럼 존나 진지해’ 하겠지. (웃음) 그래서 내 나름대로 진지한 가사이되 재미있게 들리게 하는 방법을 연구했던 것 같다. 나는 본질적으로 박히는 가사들을 들려주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선 조금 더 화려하고 일렉기타 같은 랩이 필요했던 것 같다.



힙플 : 어떻게 보면 주객이 전도된 느낌을 받기도 하겠다. 

넉 : 뭐, 좋다 (웃음) 랩 잘한다고 해서 좋은데, 사실 지금은 ‘나 가사도 꽤 써요’라고 어필해야 되는 상황이 되긴 했지 (웃음) 



힙플 : 씨잼이 힙플 인터뷰에서 ‘랩퍼는 랩을 잘해야 된다’라고 하더라 (웃음) 

넉 : 그건 당연한 거지 



힙플 : 가만 보면 기똥차게 뱉는 랩퍼들 입장에선 충분히 배알 꼴릴 것 같기도 하다. (웃음) 

넉 : 근데 상구형 말대로 결국에는 ‘정신 똑바로 박힌 랩퍼’만 살아남게 된다. 랩이라는 건 내가 보기엔 도구와 같다. 힙합이라는 틀 안에서 어떤걸 표현하고자 할 때 쓰는 도구인데, 생각해보면 ‘무엇을 표현하고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잘 표현하려면 결국에 랩을 잘해야겠지. 음식점에 가도 일단은 맛이 있어야 되지 않나



힙플 : (웃음) 딥플로우가 라디오에서 우스개 소리로 '정신 똑바로 박힌 랩'이라는 말을 꺼냈지만, 굉장히 펀치감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넉살이 다른 스킬풀한 MC와 분류되는 구별점이기도 하고. 

넉 : 음식점에 관한 이야기를 했는데, 중요한 건, 앞으로는 그 안에 어떤 재료가 들어있고, 어떤 구성이 갖춰져 있어서 본질적으로 무엇을 표현하고자 하는가가 부각되는 시대가 분명히 올 거다. 상구형이 라디오에서 말한 ‘정신 똑바로 박힌 랩’은 아마 그런 얘기일 거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본질이다. ‘무엇을 표현을 하려 하는가’가 확실히 뿌리 박혀 있어야 되고, 그게 의문사로 끝나든 느낌표로 끝나든 에너지가 분명해야 한다는 거다. 랩 자체의 청각적인 즐거움을 넘어서야 한다는 거지. 랩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노래와 비교해 단순하게 가사가 졸라 많다는 점인데, 만약 16마디를 4마디씩 4개로 나눈다면 그건 4연짜리 시가 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러려면 4개 문단으로 나누었을 때 문학적인 장치가 분명히 있어야 되고, 가사적으로는 메시지라는 에너지가 있어야 되겠지. 하지만, 메시지라는 게 꼭 사회를 선동한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랩만을 말하는 건 아니다. 

예를 들면 그린클럽(Green Club)이 이번에 나왔는데, 그 곡들은 가벼운 내용에 굉장히 쉬운 단어들을 사용해 표현한 랩이지만, 그 앨범이 표현하고자 하는 에너지가 확실했기 때문에 작품이 된다고 생각한다. 





힙플 : '밥값'의 비디오가 공개됐다. 이 비디오의 콘티를 살짝 들었었는데, 스토리라인이 기똥차더라

넉 : 상구형이 녹음을 하는 순간 이 스토리를 다 생각했다. 이 앨범은 전곡이 상구형의 디렉을 받은 앨범이거든. 밥값을 녹음하면서 이 뮤비에 대한 스토리를 얘기해주더라 결국에는 돈의 순환을 얘기하는 건데, 사실 ‘밥값’에서 진짜 담고자 했던 내용의 일부만 발췌한 거지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그러니까 고등학생 친구가 CD를 사면서 낸 만원이 계속 돌고 돌아서 노래방 도우미한테도 갔다가 직장인한테도 갔다가 나한테도 왔다가, 다시 그 소년에게 돌아가는 식의 돈의 순환과정인데 ‘밥값’은 내가 일부러 장치를 많이 뒀고,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는 곡이다.



힙플 : 이 곡은 개인적으로 감동적인 곡이었다. 

넉 : 뮤비가 또 한 몫 했다. 엄마랑 된장찌개 나오면 끝이지! (웃음) 



힙플 : 라디오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좋은 '질'에 항상 높은 '값'이 따라오는 건 아니다. '밥값'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 

넉 : 라디오에서도 얘기했지만, 난 곡에 대한 주석 자체를 싫어하기도 하고, 나한테는 그게 크다. 받아들이는 청자가 마지막으로 완성 시키는 것. 어떻게 해석하느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에디슨’ 같은 가사에서 많은 의문들을 던졌던 거고, 이번에 힙플 컴필레이션에 수록된 ‘Q’에서도 그런 라인들을 많이 넣은 거였다.

인터뷰니만큼 ‘밥값’에 대한 내 나름의 코멘트를 달자면 그건 정말 ‘값’과 ‘가치’에 대한 얘기였다. 나도 가끔씩 내가 랩을 잘 한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응당 그 만큼의 값을 받고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그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사람들이 그럴 거다. 육체노동을 하던지 재능을 파는 사람이라 던지 분명 다들 어느 정도의 불만들이 있을 건데, 내 경우에는 자본주의 사회의 값이 매겨지는 매커니즘에 대해 정말 원초적인 것부터 따지고 들어가봤던 것 같다.

결국에는 살기 위해 필요한 의식주가 있는데 그 중 식을 택해서 원초적으로 값을 밥으로 표현했다.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게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닌가 한 마디로 ‘밥값’이라는 건 내가 응당 받아야 되는 값인 거다. 



힙플 : 하지만, 이 곡이 인상적인 건 그런 볼 맨 소리들이나 불만토로로 끝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도달한 결론이 있나? 

넉 :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니 ‘그럼 이제 여기서 어떤 이야기를 해야 될까?’ 라는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도달한 결론은 결국 값이 가치를 만드는 건 아니니까 그 가치에만 집중하자는 거였다. 마치 승패와 상관없이 엄마가 차려주는 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듯이, 사랑이 기다리고 있듯이, 값이 가치와 일치될 때까지. ‘만약 너도 가치에 집중하며 부끄럼 없이 열심히 살고 있다면 충분히 잘 살고 있는 거다.’ 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었다. 



힙플 : 하지만, 곡의 마지막 구절은 상당히 씁쓸한 결말이다. 

혹은 차가운 방 불 꺼진 겨울 타지에서 
혼자 꿈을 끓이는 이의 열망
내가 지던 이기던 신경 쓰지 않는 세상과
매일 아침 마주하는 그 밥상의 값은 얼마


넉 : 맞다. 사실은 엄마만 우리를 기다리지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지는 않거든. ‘그러니까 정신 바짝 차리고 살아야 된다’ 라는 라인도 하나 넣어놨다. 여러 가지를 담고 싶었고, 담아낸 곡이다. 



힙플 : 그런 점에서 ‘Do it For’에서 넉살의 벌스는 개인적으로 꼽은 최고의 벌스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30살 신인 랩퍼 넉살이 치열하게 살아남고 변해온 과정들이 한번에 읽혔거든. 

‘난 사랑을 내밀었지만, 세상은 돈을 원해 그래 나도 그게 편해’


넉 : 그야말로 실제로 랩에서 화를 내기 때문에.. (웃음) 나는 개인적으로 로맨티스트가 되고 싶다. 뱃사공형처럼 항상 로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로망이나 꿈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그라들지만, 항상 영혼을 믿는 거고. 

그런데, 실제 세상에서 로망이라는 건 사실 그저 기호품 같은 거다. 담배처럼 피든 안 피든 상관이 없는 거지. 세상이 그런걸 원하지 않는데 나만 그런걸 원하고 갖고 있다면 문제가 생기는 게 당연하다. 세상이 원하는 대화방식은 돈인데 그런 상황에서 괜히 내 영혼이나 곤조나 가치에 대해서 얘기하는 게 어느 순간 에너지 소모라고 생각됐다. 그래서 ‘그래.. 돈 얘기가 오히려 나도 편하다’라는 자세를 취하는 거지.





힙플 : 잘쓴 가사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리리시스트들의 공통점은 자칫 감상에 빠질 수 있는 주제도 촌스러운 코드들을 잘 피해간다는 점. 딥플로우는 페이소스를 제대로 활용할 줄 아는 점이 넉살 가사의 포인트라고 했다. 

넉 : 쥐어짜려고 하는 트랙은 그렇게 가주는 게 맞다. 페이소스나 그런 식의 음악적 장치를 많이 이용할수록 진부함을 피할 수 있거든. 내가 실제로 그런 것들을 많이 이용하는 편이긴 하다. 사실 이번 앨범은 내가 주제를 굉장히 기발하거나 독특하게 잡은 앨범이 아니기 때문에 ‘에디슨’ 같은 가사나 ‘Organ’류의 스페셜한 혹은 독특한 가사들은 없었을 거다. 페이소스 같은 장치를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었지. 뻔한 얘기를 뻔하게 랩하고 뻔하게 표현한다면 누가 그걸 듣겠나, 뻔한 주제를 쓴다면 철저히 나만의 색깔로 풀어야 한다. 한 마디로 내 가사에서 페이소스들은 어떤 기교가 아닌 필수 요소였다고 생각한다.



힙플 : 사람들은 아직 랩 테크니션으로서의 넉살에 더 주목하는 듯 하다. 사실 그 이전에 뛰어난 리리시즘이 빛난 앨범 아닌가. 피드백에 대한 어떤 아쉬움은 없나? 

넉 : (웃음) 사실은 작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기 때문에, 그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힙플 : 피드백을 살펴보는 편인가? 

넉 : 1분에 한번씩 노이로제 정신병자처럼 계속 찾는다. (웃음) 솔직히 안 본다면 구라고 진짜 많이 찾아보는데, 피드백들에서 조금 아쉬웠던 건, 요소적인 장치로 ‘여기로 들어오세요’ 했던 곡들, 예를 들면 ‘악당출현’ 같은 곡만을 맛있게 먹어주는 건 조금 아쉬웠다. 실제로 ‘악당출현’이 가장 반응이 좋았고, 성공했는데, 사실 그건 대놓고 그런 함정을 파 놓은 곡이었거든. 그런데, ‘밥값’이나 이야기했던 ‘Do it For’의 벌스나 여러 가지 문학적인 장치를 동원해 ‘이 가사는 여기서 애들이 싸겠다’ 했던 라인들은.. (웃음) 의도들을 또 피해가더라. 그냥 ‘랩이 좋네, 먹먹하네 눈물 나네, 밥값 해야겠네’ 이런 식으로 (웃음) ‘밥값 하러 갑니다~’ 류의 피드백들. 사실 밥값 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진짜 담고자 했던 메시지는 치열하게 산 너의 삶조차 응원한다는 거였거든. 





힙플 : 딥플로우는 ‘이 곡(밥값)의 반응이 없으면 은퇴를 해버리겠다!’라는 발언까지 한 상태인데.. 심각한 거 아닌가? (웃음) 

넉 : 하지만 이 정도면 선방은 했기 때문에, 은퇴는 안 해도 될 거 같다.. ^^;



힙플 : ‘ONE MIC’라는 곡 이야기를 해보자. 쇼미더머니로 인생이 바뀌는 랩퍼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이번 스눕독 사건을 묘사하기도 했다. 

넉 : 첫 벌스부터 중반까지는 내 이야기다. 쇼미더머니2에 나갔을 때의 상황과 똑같거든. 



힙플 : 쇼미더머니에 나간 커리어가 이런 가사를 쓰는데 발목을 잡진 않았나? 

넉 : 전혀. 만약에 그게 쪽팔리다고 생각하고, 나의 흑역사를 들춰내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밑도 끝도 없다. 비록 떨어져서 아쉽지만 지금은 그냥 재미있게 잘 됐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회사원 형님이랑 하는 영상이 아직도 돌고 있는 걸 볼 때면 막 찌릿찌릿하고 (웃음) 볼 때마다 미칠 거 같긴 하지만.. 뭐 어떻게 하겠어? 지나간 일인데 (웃음) 어찌됐든 중반까지 나의 경험을 토대로 가사를 썼고, 그 다음부터는 스눕독 사건을 보고 나서 느낀 그 충격과 공포와 전율의 도가니에 관해 이야기했다. 상구형이 그걸 보자마자 그 주제를 생각했고, 나한테 던져주었다. 



힙플 : 가사 내용처럼 그런 식으로 태도가 변한 랩퍼들을 실제로 본적이 있나? 

넉 : 벌스3는 완전한 픽션이었지만, 사실 뭐, 딱 봐도 그럴 거 같다. 



힙플 : ‘HOOD’ 역시 스토리텔링으로 서사를 끌고 가는 곡이었다. ‘원하던 성공을 이뤘지만 어딘가 삐끗한 삶들’ 정도로 압축해본다면 ‘ONE MIC’의 이야기와 무척 닮아있다는 생각도 든다. 

넉 : 맞다. 어떻게 보면 비슷한 이야기들이다. ‘보이즈 앤 후드(Boyz N The Hood)’라는 영화를 옛날에 봤었는데, 마일드비츠 형한테 비트를 받아서 듣는 순간 그 영화가 생각이 나더라. 게토의 어린 시절 이야기들, 그걸 한국식으로 대입해야겠다는 생각을 처음에 했고, 주제의 초안을 잡았다. 돈을 벌러 동네를 떠났는데, 지금의 자신이 부끄러워서 동네에 못 돌아갈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분들을 상상했다. 



힙플 : 넉살도 뭔가 마음의 안식처 같은 후드가 있나? 

넉 : 나한테는 연희동이 그렇다.



힙플 : 레이블들의 숱한 공연곡들이 있지만, '악당출현'은 소재 선택에서 이미 임팩트가 굉장하다. 산왕 홈그라운드에 들어간 북산의 이미지라니. VMC와 굉장히 잘 맞아떨어진다. 


넉 : 이 곡은 원래 VMC 컴필레이션을 만들 때 수록하려고 했던 곡인데, 내 앨범에 가져가게 됐다. 상구형이 앨범의 전체적인 디렉션도 보지만 ‘악당출현’같은 경우에는 상구형이 ‘버기(Buggy)’한테 곡을 요구해서 만들어냈고, 랩 더블링부터 훅까지 모두 상구형이 정리 하기도 했다.



힙플 : 아직 앨범이 전부 소화되기엔 이른 시점이긴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악당출현을 앨범의 킬링트랙으로 꼽았다. 물론 좋은 곡이지만, 어느 정도 단체 곡 어드벤티지를 가지고 갔다고도 생각된다. 양화의 작두처럼. 

넉 : 아까 얘기했다시피 의도와 함정이 다른 곳에도 분포돼있는데, 다른 함정에도 좀 듬성듬성 빠져줬으면 좋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 (웃음) 



힙플 : 이번 앨범에서 가장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는 곡이 있다면? 

넉 : 솔직히 열 두 곡 모두 애착이 있다. 상구형이랑 쥐어짜고 싸우면서 만든 앨범이니까. 굳이 꼽자면 ‘작은 것들의 신’의 첫 구절이 생각나는데, 그 가사를 보면 진짜 감회가 새롭다. ‘하수구 냄새를 맡으며’라는 가사로 시작하는데, 실제로 플스방 알바 할 때 옆에 싱크대에서 하수구 냄새가 계속 났거든. 모니터 꺼지지 않게 마우스를 흔드는 것도 실제로 포스 화면 안 꺼지게 마우스 건드는 게 일이었다. 지금 보면 정말 고등학교만 나와서 알바만 하던 애가 힙합 앨범을 냈다는 감회에 젖는 가사다.



힙플 : 딥플로우가 ‘너는 아직 오르간을 뛰어넘지 못했다’라는 말을 했다고 했는데 (웃음) 이 앨범으로 커리어 하이를 갱신한 것 같나? 

넉 : 그거는 사람들이 평가해주겠지 (웃음) 나는 그냥 이 앨범을 내서 기분이 좋다. ‘오르간’은 그때의 바이브와 나의 집중력이 맞아 떨어진 곡이고, 이 앨범은 내가 서른이 돼서 본 풍경과 그 동안 겪은 삶에 대한 얘기니까 또 나름의 그 맛이 있다고 생각한다. 



힙플 : 개인적으로 이런 소시민적 코드에 되게 취약한 취향이 아닌데도, 감정선을 여러 번 건드리는 앨범이었다. 같은 의미로 [양화]나 [The Anecdote] 정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실제로 본인이 직접 두 앨범의 영향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넉 : 솔직히 디테일은 모르겠다. 그런데 딱하나 얘기할 수 있는 건 작년에 앨범을 준비하면서 센스형의 ‘비행’을 들었을 때가 생각난다. 뱃사공형이랑도 맨날 그 얘기를 하는데, 딱 듣는 순간 사람이 존나 우울해진다고 해야 하나. 그러니까 소리가 몸 속으로 들어와서 마음을 어그러트리는 느낌. ‘비행’이라는 곡이 나한테 딱 그랬다. ‘내가 많이 변했냐?’라는 첫 구절에 이미 게임 끝난 거지 (웃음) 

그런걸 하고 싶었다. 누군가의 마음속에 들어가서 좋든 안 좋든 사람들의 마음을 만질 수 있는 그런 랩 말이다. [The Anecdote]나 [양화]가 그게 쌨던 것 같다.



힙플 : ‘Sleep Tight’은 어땠나? 

넉 : ‘Sleep Tight’은 개인적으로 노멀했다. 나는 ‘비행’이 작년 통틀어서 내가 들은 한국 음악 중에 제일 좋다. 근데 너무 마음을 뒤흔드니까 자주 듣지는 못했지 우울해질 까봐 



힙플 : ‘작은 것들의 신’은 시스템의 불합리를 정서적으로 깔고 가는 앨범이지만, 그럼에도 X 같은 시스템이라고 말하거나 그런 것들에 저항하는 가사를 담지 않았다. 넉살만의 확고한 서사 규칙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넉 : 작은 것들의 신이니까. 왜냐면 작은 사람들은 싸우지 못하거든 (웃음) 소시민들은 절대 시스템에 싸우지 않는다. 가정을 하자면 이런 거다. 굉장히 불편한 의자가 있는데 그 의자에 항상 앉아야 있어야 된다. 그럼 어떻게 될까? 아마 이 의자가 불편하다는 생각을 잊고 그 의자에 적응을 하고, 처음에는 불편한 의자였지만 결국 편하게 앉는 방법을 찾게 될 거다. 그리고 나중에는 편하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겠지. 인간의 적응 같은 거다.



힙플 : 다른 말로 노예근성 

넉 : 담배 값이 오천 원이라고?! 지금 누가 그런 말하나 아무도 그런 말 안 한다. 두 배로 올랐는데도 (웃음)



힙플 : 매소드 랩이었던 건가? (웃음) 

넉 : 그게 좀 담겨져 있다. ‘아, X같아.. 세상이 변했으면 좋겠어’ 같은 생각은 당연한 거다. 누구나 그런 감정을 가지고 있는데 그걸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거지. 이 구조가 기형적인 건 모두가 안다. 하지만, 기형적이라고 아무도 얘기하지 않는다. 그건 모순적이지만, 내 앨범에서도 ‘이 사회의 불합리와 내 등을 떠미는 세상, 그걸 고쳐야 합니다’라고 얘기 하진 않는다. 난 그냥 ‘이 세상은 기형적이에요’ 정도 까지만 얘기할 뿐이지 그걸 고칠지 말지는 각자의 판단이다.



힙플 : 그런 서사 방식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한다. 

넉 : 나한테는 그게 정말 중요하다. 아까도 얘기했지만, 음악이 사람들한테 닿았을 때 온전히 그 순간 와 닿는 감상이 완성이라고 생각한다. 



힙플 : 이번 앨범을 잘 감상할 수 있는 팁이랄까? 

넉 : 뭐, 뻔할 뻔자로 처음에는 재미있는 랩을 즐겨주시고, 시간이 좀 된다면 가사와 함께 보는 걸 강력하게 추천한다. 나는 텍스트로만 봐도 얘기가 멋있게 나오는 가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힙플 : 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들이 궁금하다. 

넉 : 어떤 방식으로일지는 모르겠지만, 오디(ODEE)와의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코드쿤스트(Code Kunst)와 EP프로젝트가 있는데, 그거에 대한 주제들이 몇 개 있는 상태다. 그 두 개가 내 개인적인 올해의 목표고, 싱글이나 무료공개곡들도 자주 하려고 한다. 



힙플 : 이제 막바지다. VMC는 한결같이 강단을 지켜왔고, 그 강단이 이끌어온 감이 있다. 그런데, 얄팍한 생각으로 ‘그 강단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많은 레이블들이 다른 길로 샐 수 있다는 많은 여지를 만들어놓지 않나

넉 : 나는 내가 팔이 안으로 굽어서 그런걸 수도 있겠지만, 그 강단이라는 게, 한 번도 틀린 말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거를 강단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 건데, 누가 들으면 ‘내 욕하는 거 아니야?’ 라고 들릴만한 강단임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는 건, 그게 틀린 말이 아니었기 때문인 것 같다. 

상구형이 만든 스탠스는 반드시 필요한 거였다고 본다. 내가 아는 상구형은 절대 개소리나 뻘소리 하는 사람이 아니다. 확실히 필요한 말만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강단이 발목을 잡더라도 우리는 ‘틀린 말 한 거 아닌데 뭐 어때?’하고 넘어 갈 수 있을 것 같다. 난 그런 강단이 좋다. 사실, 누구를 미워하는 건 내 타입도 아니고, 난 겁쟁이라서 누구를 직접적으로 디스하는 건 잘 못하지만, 그래도 할말은 하고 살아야 하지 않나? 말도 안 되는 랩으로 돈 버는 애들한테는 일침 한번 쏴주는 게 필요할 때도 있는 거다. 



힙플 : 2016년 VMC는 어떨 것 같나? 

넉 : 내가 옛날에 개그맨 이국주씨를 보면서 그랬다. ‘아 저 사람은 진짜 재미가 없다 진짜 안되겠다’ 했는데 어느 순간 엄청나게 재미있어지고, 그 사람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대가 오더라. 그때 느낀 게 있는데, 버티고 살아남으면 언젠가는 화살표처럼 후르르 하다가 차례가 온다는 거다. 그런데, 올해 비로소 포기하지 않고 이 게임을 떠나지 않고 있었더니 그 화살표가 우리한테 굉장히 가까이 온 것 같은 느낌이 온다. 화살표가 또르르 가다가 사람들 다 돌고, ‘너희 남았네?’ 하면서 우리한테 오고 있는데, 그 타이밍이 올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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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차예준 (HIPHOPPLAY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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