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윙스, “인디고는 너무 솔직해서 띠꺼운 새끼들의 집단”이다.
2017. 8. 11. 00:56
(인터뷰)스윙스, “인디고는 너무 솔직해서 띠꺼운 새끼들의 집단”이다.
지난 8월 8일, 드디어 인디고뮤직(INDIGO MUSIC)의 새 멤버가 발표됐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저스디스(JUSTHIS) 였는데요. 영비(YOUNG B), 키드 밀리(Kid Milli)에 이어 저스디스까지 합류하며 규모가 더욱 커진 인디고 뮤직. 그들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힙합 팬들의 시선이 몰리고 있습니다. 힙합엘이는 직접 인디고뮤직의 수장인 스윙스(Swings)와 저스디스 합류, 인디고뮤직의 방향성, 그들의 색깔 등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지금 바로 스윙스의 이야기를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이미 <7INTERVIEW>를 통해 간단히 설립 배경에 관해 이야기했지만, 일단은 한 번 더 인디고뮤직을 정식으로 소개해달라.
인디고뮤직은 내 꿈이었다. 난 할 말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받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해야 사회가 아름답게 바뀐다고 굳게 믿는 사람이다. 모두가 '쉬쉬'하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인디고에는 시끄럽지만 도전 정신을 가진 사람들만 모집하고 있고, 그것이 우리의 색이다. 소위 '띠꺼운 집단'이라 할 수 있다."
과거에 “Indigo Child”라는 노래도 있었고, 인디고 차일드라는 말 자체가 담고 있는 의미가 꽤 심오한 거로 알고 있다. 그래서 새 레이블의 이름을 인디고뮤직이라고 지은 이유가 궁금하다.
'인디고 차일드'라는 표현이 있다. 미국에서 몇십 년 전에 몇몇 사람들로부터 생겨난 개념인데, 일반적으로 개성이 너무 강해서 사회의 규정 등이 잘 안 먹히는 친구들을 이야기한다. 물론, 모든 인디고 차일드가 해당 개념의 모든 정의를 다 포함하진 않지만, 일반적으로 자립심이 굉장히 강하고, 주입식 교육이 안 먹히고, 때로는 초능력을 가진 친구들을 이야기한다.예전에 저스트뮤직에서 “Indigo Child”라는 싱글을 낼 때, 우리 회사 친구들(저스트뮤직)을 생각하면서 이런 노래를 만들자고 제안했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인디고다. 개인적으로 '인디고 차일드'의 특색을 가장 많이 한 몸 안에 지닌 건 기리보이(Giriboy)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같이 수영장에 놀러 갔는데 수영장 안에 던지려고 하니까 기리보이가 피고 있던 담뱃불로 내 손등을 지졌다. 물론, 기리보이가 몇 번이나 경고하긴 했지만, 진짜 지질 줄은 몰랐다. 그런데 화는 별로 안 났고, 오히려 난 엄청 웃었다. 내가 생각하는 기리처럼 행동해서."
설립과 함께 영 비, 키드 밀리를 영입했다. 우선, 씨잼(C Jamm)을 영입할 때 있었던 유명한 삼고초려 일화처럼 영입 과정에서 있었던 에피소드가 있나?
키드밀리는 몇 년 전부터 내가 눈여겨 보고 있었다. 원래 나랑 엄청 친한 동생이었고, 날이 갈수록 랩 실력이 늘었다. 그리고 내가 가장 힘들 때 내 옆에 항상 있어 줬던 동생이기도 하다. 원래는 고등학교 때 스타 프로게이머였는데 누군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커리어 초창기에 그 당시 거물 중 한 명에게 X 발렸던 걸로 안다. 그래서 그 이후에 멘붕이 와서 은퇴했고, 이후에 나한테 랩을 배우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나온 키드 밀리의 새 앨범을 들으면 이놈이 얼마나 발전 속도가 무시무시한지 보게 될 것이다. 여튼 키드 밀리와는 오랫동안 서로 회사에 관해서 얘기했었다. 내가 인디고에 대한 비젼을 꿈꾸고 있었을 때, 늘 원재가 첫 아티스트가 될 것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드디어 준비됐을 때 그를 바로 영입했다."
저스디스의 경우는 어떻게 영입하게 되었는지 과정에서의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해달라. 그리고 왜 저스트뮤직이 아니라, 인디고뮤직에 저스디스가 합류하게 되었는지도 궁금하다.
저스디스는 거의 1년 정도 계속 협의를 했다. 고집불통에 영 꼰대의 느낌도 강했고, 의견이 너무 강하고, 사회성이 나에게 비해서도 굉장히 모자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게 난 좋았다. 예를 들어, 던밀스(Don Mills)랑 만나기로 했었는데, 먼저 나하고 승이가 커피숍에 있었다. 그때 어쩌다가 승이가 던밀스랑 연락을 해서 우리가 있는 장소를 알려주고 있었는데, 둘이서 마침 이야기 중이길래, 대화하는 김에 내가 “다음 장소 주소도 좀 알려줄 수 있을까”라는 식으로 승이에게 얘기했던 거로 기억한다. 처음에는 승이가 “네, 알겠어요” 이러더니 잠깐 흠칫하더라. 그리고 '이건 아니지' 하는 표정을 짓더니, 나에게 곧 말을 걸었다. "형 근데, 밀스 형 번호 형도 알지 않아요?"라고. "어 알지"라고 하니까 "그럼 굳이 제가 꼭 문자를 해야 하나요. 아 나도 모르게 꼬붕 짓 할 뻔했네! 흐흐”하더니 나보고 나머지 전달 사항을 던밀스랑 직접 해결하라는 식의 뉘앙스를 풍겼다.그때 이 친구의 성격에 대해서 더 흥미를 느꼈다. 성급하게 회사에 데리고 오기보다는 먼저 이 친구의 확실한 리스펙트를 얻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내가 누군지에 대해서 만날 때마다 필터링 없이 얘기했다. 그와 했던 수많은 대화 중, 그가 나에게 보여준 정말 깊은 내면의 일들에 대해서도 들었다. 후에는 단순히 일을 넘어서 저스디스를 꼭 더 잘 되게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저스디스는 강한 친구이지만, 개인적으로 그에게는 든든한 친구이자 형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와 같이 가기로 마지막으로 커피숍에서 쿨하게 얘기하고 두 달 전쯤 제대로 시작했다. 이후 서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스윙스를 제외하면, 저스디스가 어느 정도 인디고뮤직의 리더 역할을 할 것 같다. 그에게 바라는 점이나 어떤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을까?
아니다. 저스디스는 인디고뮤직의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나와 동료가 되고 싶어서 온 것이라고 본다. 키드밀리와 영비는 둘 다 너무나 멋있는 친구들이지만, 그들이 저스디스와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서로 존중하는 것은 지금보다 더 서로 교류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스디스는 현재까지 리더 타입보다는 독고다이로 보인다. 그에게 리더 역할을 하길 조금도 바라지 않고, 셋 다 그저 자기들이 음악에만 몰두하게 하고 싶다. 리더는 내가 하면 된다."
인디고 뮤직의 멤버들은 저스트 뮤직의 기존 멤버들보다 연령대가 낮은 편이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젊고 어린 아티스트 위주로 레이블을 꾸려나갈 생각인지,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도 궁금하다.
난 나이랑 상관없이 마인드가 어린 사람들을 좋아한다. 난 때가 많이 묻었다. 이 힙합씬의 더러운 꼴을 다 봤고, 더러워도 봤고, 앞으로도 음악에서마저도 얘기 못 하는 진흙 속에서 분명히 구를 일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내 사람들은 되도록 그런 것들을 겪지 않았으면 한다. 안타까운 것은 부처 아버지의 목적도 그랬듯이, 아무리 고귀한 목적을 가졌어도 사람은 곧 세상과 물정을 알게 된다. 시간의 문제이기 때문에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예술가로서 순수를 잃을 확률이 높겠지.위 질문에 답변을 직접 하자면, 되도록 난 나이가 어린 친구를 더 많이 찾아보려 한다. 영한 친구들을 계속 만나보면 나도 묻은 때가 닦이는 현상도 너무 좋다. 그들의 순진함, 멍청함, 야망, 무모함은 모든 예술가가 절대 잃어서 안 되는 무기다. 나는 예술가가 가장 무서워해야 할 단어가 '꼰대'라고 생각한다. 어릴 때 그 누구보다 생각이 진보적이었던 내가 조금씩 변하는 모습을 보면서 겁이 많이 나더라. 그렇기에 어린 친구들의 존재에 대해서 굉장히 고마워한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많은 사람들은 ‘젓뮤 팬들이 급식충’이라고 욕하는데, 급식들의 사랑이 가장 순수하고 리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편견이 아직 없으므로 그냥 제일 먼저 확 와 닿는 것을 찾는 게 학생들 아닌가? <고등래퍼> 촬영 당시에 6명의 멘토를 학생들이 순서대로 고르는 미션이 있었는데 우리 모두 너무 긴장했다. 빨리 뽑히고 싶어서. 결과는 굳이 말하기 싫다.갑자기 생각났는데 예전에 빌스택스(Bill Stax) 형의 아들인 섭이가 아기였을 때, 내가 웃겨보려고 웃긴 표정을 엄청 지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조금 인위적으로 섭이를 웃겼을 때는 그는 금방 질려 하고 고개를 돌리면서 다른 재미를 찾더라. 하지만 내가 삘에 꽂혀서 영혼에서 나오는 몸 개그와 표정을 지을 때 섭이는 엄청 웃으면서 나를 환호해줬다. 그때 많은 것을 느꼈다. 내 이미지, 옷차림, 평판이나 그가 차려야 하는 예의, 웃겨주려는 사람을 보면서 봐야 하는 눈치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저 ‘내가 웃기냐, 안 웃기냐’만 본 것이었고, 이런 기준들이 세상을 경험할수록 무뎌져 가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저스트뮤직, 인디고뮤직이 급식의 사랑을 먹고 사는 게 맞는다면 난 이보다 우리가 자랑스러울 수가 없다."
인디고 뮤직의 영입 기준을 대략 어떻게 잡고 있는가? 새 멤버를 영입한다는 가정하에 영입할지 말지를 정하는 의사 결정 방식도 어떤지 알고 싶다.
저스트뮤직도 그렇듯, 인디고뮤직 역시 모두가 원하는 사람을 되도록 영입하고 싶다. 나는 회사의 오너지만 이미지와 다르게 비지니스적인 성향이 매우 약한 사람이다."
저스트뮤직은 스윙스의 영향력이나 추진력이 굉장히 크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인디고뮤직에서도 마찬가지일지, 아니면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될지 궁금하다.
똑같을 것이다. 저스트뮤직이 왕따와 아싸들의 모임이라면, 인디고뮤직은 너무 솔직해서 띠꺼운 새끼들의 집합이라는 게 차이일 뿐이다. 리드하는 것에 있어서는 내가 중심이 되어야만 한다. 내가 모든 사람을 일단 모았기 때문에"
이제는 두 번째 회사까지 설립하게 됐다. 저스트뮤직 때도 그랬겠지만, 인디고뮤직을 설립하면서도 여러모로 감회가 남다르고, 스스로 다짐하는 부분이 있었을 거 같다. 인디고뮤직을 중심으로, 앞으로 보고 있는 비전에 대해 마지막으로 설명해주면 좋을 거 같다.
정말 배운 것은, 지식은 우리의 사고를 가두는 수천 개의 사슬들을 풀어주는 열쇠들이라는 것이다. 내가 가진 것이 남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타인이 생각한다면 그것을 계속해서 주고 싶다. 난 헤이터들을 미워하지만, 팬들은 도와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스타그램이나 싸이월드를 통해서 돈 달라고 하는 친구들을 많이 도와줬지만, 배은망덕한 경우를 몇 번 봐서 얼마 없는 돈 가지고 깝치다가는 아무 소용이 없을 거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가진 진짜 보물이 내 말빨과 음악이라는 것을 느꼈으니, 그렇게 해서 계속 원하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도와주고 싶다.난 지능이 좋은 사람이라기보단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그리고 이 씬에서 나만큼 멋과 병신스러운 경험을 이렇게 다양하게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니 내 말이 누구에게든 굉장히 설득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난 정말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 그런데 몸이 하나뿐이고 머리도 아까 위에서 말한 것처럼 미친 듯이 좋지도 않다. 또 이타주의적이지도 않고 내가 싫어하는 사람들과는 싸우려고 하는 성향이 강해 그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이러다 보니 혼자서 할 수가 없다. 저스트뮤직, 인디고뮤직, 더 나아가 회사 20개를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나도 도움을 받으면서 내 비전을 현실로 만들고 싶다. 모든 사람이 적어도 자기의 생각을 얘기하는 것을 덜 두려워했으면 한다. 그것만 이루어져도 한국은 훨씬 행복한 땅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나머지는 내 음악과 삶을 통해서 더 구체적으로 얘기하고 싶다. 감사합니다."
★ 흑인음악 매거진 '힙합엘이' ( http://HiphopL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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